[스팀 한글로] 세월이 흘러도 '명작'의 멋은 유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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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스팀 한글로'의 키워드는 '명작'입니다. 세간의 주목을 받을 만큼 빼어난, 한 시대를 풍미한 작품을 뜻하죠. 시간이 흘러도 콘텐츠를 즐기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습니다. 여기에 영향을 받아 새로운 작품이 태어나기도 하죠.

오늘 소개할 2종의 게임은 고전 명작에 영향을 받은 작품과 돌아온 고전 명작입니다. 전자는 2008년경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쯔꾸르 계열 명작 RPG의 영향을 받아 태어났죠. 무려 출시 8개월 만에 공식 한국어 지원이 이뤄져 게이머들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후자는 출시 30년을 맞이해 깔끔한 HD 리마스터로 화려하게 복귀한 게임인데요, 올드팬들이 단합해 기종을 가리지 않고, 한국어 패치를 제작했습니다. 작품 정보를 아래 본문을 통해 확인하세요.

일본 동인 게임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새로운 명작

게임북 스타일의 턴제 RPG (사진 출처: 스팀 게임 페이지)
▲ 게임북 스타일의 턴제 RPG (사진 출처: 스팀 게임 페이지)

때는 2008년 12월 24일, 유명한 RPG 제작 툴 'RPG 쯔꾸르 2000'으로 만들어진 게임이 하나 있습니다. '루미나 폐도 이야기'라는 동인 RPG죠. TRPG와 게임북 스타일을 표방했고, 당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2009년 이후 패치 갱신이 없었으나, 2014년 11월에도 일본 동인 게임 업로드 사이트 '프리무'에서 매번 순위 상위권에 들어갔죠. 스팀 기준으로 생각하면, '매긍 혹은 압긍'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작품의 영향을 받아 제작된 게임이 바로 '더 네임리스: 슬레이 드래곤'입니다. 지도 형태로 묘사된 맵 위에 등장인물을 코인 모양의 미니어쳐로 표현하죠. 게임은 실제 TRPG를 하듯 진행합니다. 아트 스타일은 음영을 강하게 사용하고, 선을 굵게 써 진중하면서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였죠. 게임 배경이 전쟁이 벌어진 세계라 조금 암울하거든요. 여러분은 용에게 모든 것을 잃은 소년이 되어, 동료를 모아 용을 쓰러트리면 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선택을 요구해 멀티 엔딩이 발생하죠.

엔딩 뿐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행동도 다양합니다. 20개 이상의 직업을 서로 병행할 수 있어 기술과 특성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죠. 아울러 전투 이외의 기술과 제작 시스템을 활용해 나만의 스킬, 장비 등을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조합 또한 여러분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죠. 선택의 폭이 너무 넓어 머리가 복잡해지기도 합니다.

출시 8개월 만에 공식 한국어 지원을 적용 (사진 출처: 스팀 게임 페이지)
▲ 출시 8개월 만에 공식 한국어 지원을 적용 (사진 출처: 스팀 게임 페이지)

게임은 2024년 9월 26일 스팀 출시 이후 '매우 긍정적'을 유지 중입니다. 아울러 지난 2025년 1월 27일 대규모 업데이트 '신화 서사'를 진행해 신규 콘텐츠를 선보였죠. 추가 난도와 편의성 개선, 신규 히든 보스와 서브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여기에 도전 보스와 추가 엔딩이 포함된 '신화 서사 모드'까지 나왔죠.

그럼에도 당시 공식 한국어 지원이 없어 아쉬움을 남겼는데요, 올해 1월 16일, 유저 한국어 패치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로부터 약 4개월이 지난 5월 30일, 공식 한국어 지원이 이뤄졌죠. 유저들이 공식 한국어를 요구하긴 했는데, 피드백이 정말 빨랐습니다.

108 영웅 대신 모인 번역팀 어셈블

리마스터로 돌아온 환상수호전 1 & 2편 (사진 출처: 스팀 게임 페이지)
▲ 리마스터로 돌아온 환상수호전 1 & 2편 (사진 출처: 스팀 게임 페이지)

'중국 사대기서'라는 말을 아시나요? 중국 명나라, 청나라 시절의 소설 중 특출나게 뛰어난 4개의 걸작 '삼국지연의', '수호전', '서유기', '금병매'를 모아 부르는 단어입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 있죠? 유비, 관우, 장비가 나오는 삼국지와 무협 소설의 원조로 일컬어지는 수호전, 손오공과 저팔계, 삼장법사가 주인공인 서유기입니다. 현대에 들어서도 해당 작품은 인지도가 굉장히 높아 다양한 매체의 기반으로 활용되고 있죠.

'환상수호전 시리즈'는 수호전을 기반으로, 일본 게임 회사 코나미가 제작한 타이틀입니다. 수호전의 플롯 일부를 차용 및 재해석해 스토리를 만들었죠. 수호전 핵심 설정인 36천강 72지살, 108명의 동료가 메인입니다. 제국에 반기를 든 해방군의 리더가 주인공이며, 108명의 동료와 함께 맞서는 내용을 전개하죠. 10명도 든든한데, 108명이나 되는 동료라니 생각만 해도 짜릿합니다.

시리즈 첫 작품은 1995년, 넘버링 기준 2006년, 외전 기준으로 2012년이 작품의 마지막이었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올해 30주년을 맞이했죠. 후속 작품의 소식이 없던 도중 2022년 도쿄 게임쇼에서 1, 2편 리마스터를 발표했습니다. 5편 감독인 사키야마 다카히로 주도하에 작업을 진행, 모든 픽셀 스프라이트를 새로 만들었죠. 전 캐릭터 드로잉 HD화, 사운드, 게임 시스템 개선을 포함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2025년 3월 6일 스팀에 출시했고, 2025년 6월 2일 기준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유지하고 있네요.

AI 초벌 + PSP + PC 번역팀이 모여 완성된 유저 한국어 패치 (사진 출처: 스팀 게임 페이지)
▲ AI 초벌 + PSP + PC 번역팀이 모여 완성된 유저 한국어 패치 (사진 출처: 스팀 게임 페이지)

게임이 출시된지 약 10일 후 AI를 이용한 유저 초벌 번역이 나왔습니다. 초벌이라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아 수정이 이뤄졌죠. 리마스터는 PC뿐만 아니라 PSP 버전으로 동시에 출시했는데, 양쪽 모두 공식 한국어 지원이 없습니다. PC 버전과 PSP 버전의 한국어 패치는 각기 다른 유저가 진행했죠. 이 과정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줘 상부상조하는 분위기로 점점 가다듬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5월 30일, 1.0.3 버전에 대응하는 최신 패치가 올라왔습니다. 해당 패치는 PC 기준으로 무려 추가 텍스트 및 이미지 작업까지 한 100% 손 번역 패치입니다. 찐팬들의 사랑이 느껴지네요. 영문판 기준으로 제작된 한국어 패치라 게임 언어를 영문으로 설정해야 정상 적용되는 점을 꼭 숙지하세요.

박제성 기자 게임은 최고의 문화다! 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기자.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라면 빠르게 뛰어가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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