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밀.게.요] BTS·쿡방·코스프레, 마비노기로 뭉친 ‘가취관 살롱’
21세기에 부활한 ‘살롱 모임’
▲ 깊은 관계는 피곤해, ‘가취관’ (출처: 네이버 사전)
▲ 편견 없이 순수한 취향만으로 뭉칩니다 (출처: CHANNEL A 뉴스 영상 갈무리)
‘가취관’, 2019년을 주도할 밀레니얼 세대의 여러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가볍게, 취향을 중심으로 모인 관계’를 뜻하죠. 오늘날 많은 밀레니얼 세대는 굳이 불편한 사람들과 억지로 시간을 보내지 않습니다. 같은 관심사를 중심으로 모이되, 아니다 싶으면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는 가벼운 관계를 선호하죠.
이를 드러내는 대표 사례로는 ‘취향 살롱 모임’이 있습니다. 서울 강남에는 공통된 취향인 인문학을 중심으로 모인 ‘토요 살롱’이 있는데요. 이들은 매달 3번씩 만남을 가지고, 시사 기사에 대해 토론하거나 인문학 강연을 진행합니다. 하나의 관심사로 묶인 이들이 ‘가벼운 취향 위주의 관계’를 형성한 셈이죠.
게임계에서도 살롱 모임과 비슷한 ‘길드’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들은 보통 친목, 레이드 등의 목적을 가지고 관계를 맺죠. 그런데 최근에는 보다 가벼운 취향을 중심으로 한 젊은 게이머들의 만남이 돋보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레이드를 뛰기 위해 뭉치지 않았습니다. 각약각색의 취향에 따라 관계를 형성하죠.
▲ 길드, 요리, 결혼, 의상 등 취향 저격 콘텐츠 한가득, 마비노기 (출처: 마비노기 공식 사이트)
이러한 모임, 관계의 활성화는 게임 롱런에 크게 일조합니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마비노기’가 이런 케이스죠. 마비노기에는 길드, 요리, 의상, 결혼, 농장 등 아기자기한 즐길거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유저들은 자신의 취향과 일치하는 콘텐츠들을 통해 게임을 즐기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죠. 앞서 말한 가취관 문화도 성행하고 있습니다.
마비노기에서 특별한 가취관을 맺고 있는 그들이 모습이 궁금하나요? 운이 좋다면 이 글을 읽는 당신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시청각 만족, ‘D.VA-BTS in 마비노기’
– 한복미 뿜뿜, 성균관 길드
▲ 개성을 드러낸 한복으로 뭉치다 (이미지 출처: 마비노기 도서관 카페)
마비노기는 커뮤니티가 활성화 된 온라인 게임인 만큼 길드도 많습니다. 보통 친목, 빠른 성장, 초보는 고수에게 도움을 받기 위해 길드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특이하게 ‘성균관 길드’는 독특한 의상 콘셉트를 길드 가입 조건에 추가해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바로 한복을 길드 의상으로 정한 거죠.
길드원들의 인증 사진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다들 한복을 입고 있는데요. 길드의 아이덴티티가 확고한 셈입니다. 물론, 다양한 의상을 보유한 마비노기인 터라 모든 한복이 똑같은 건 아닙니다. 자신만의 멋을 살려 염색 및 기타 소품들을 레이어드해 개성을 뽐내고 있죠.
최근 한복은 경복궁, 인사동에서 핫한 ‘잇템’입니다. 전통을 살린 디자인과 멋스럽고 화려한 컬러는 밀레니얼 세대는 물론 외국인에게도 어필하고 있답니다. 한복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성균관 길드에 가입해 보는 건 어떨까요?
– 마비노기 K-POP 스타 ‘장단’
▲ 본격 방탄소년단 노래 연주, 28분 37초부터 시작 (영상 출처: 장단 장단 유튜브 공식 채널)
시각에 이어, 이번에는 청각을 자극하는 모임을 소개하겠습니다. 주인공은 마비노기의 유명 합주부 ‘장단’인데요. 매달 꾸준히 정기 연주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하프, 피아노, 기타, 보컬, 큰 북, 작은 북, 심벌즈 등 다채로운 악기를 이용해 다른 마비노기 유저들 앞에서 자신들이 준비한 곡을 연주하고, 성취감을 느끼고 있죠.
최근에는 K-POP을 주제로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워너원, 아이즈원 등의 아이돌 노래를 준비해 연주회를 진행했는데요. 위 영상을 보면 퀄리티에 깜짝 놀라실 겁니다. 기계음이 빚어내는 완벽한 하모니가 매력적이거든요. 연주에 관심이 있는 유저들끼리 모여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고 있는 모습이 멋지네요.
– 연주하고 싶은 곡 재능기부 합니다
▲ 원하는 곡을 게시판에 올리면 다른 유저가 악보를 공유 (출처: 마비노기 도서관 카페)
연주를 하려면 악보가 있어야 하겠죠? 내가 원하는 노래가 있는데, 악보를 구하기 힘들 땐 마비노기 도서관 카페 ‘마도카’에 방문해 보세요. 이곳의 작곡 게시판에서는 악보에 관심있는 유저들이 소통하며, 서로의 작품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게시판에 원하는 노래명을 올려 놓으면, 다른 유저가 악보를 제작합니다. 일종의 ‘재능기부’와 비슷한데요. 이들은 제 3자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의 특기를 살려 다른 유저들에게 도움을 주는 거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거움을 느낌과 동시에 다른 플레이어에겐 정보까지 제공해 줄 수 있으니 금상첨화네요. 참고로 날씨가 풀리면서 봄이 와서 그런지, 작곡 게시판에서는 ‘벚꽃엔딩’ 같은 계절 저격 노래의 악보가 인기랍니다.
– 형(누나)이 거기서 왜 나와…? 인게임 코스프레
▲ 세일러문과 턱시도의 투샷, 달빛은 덤입니다 (출처: 마비노기 도서관 카페)
▲ 이것도 너프해보시지! 버프 받은 퀄리티의 마비노기 D.VA (출처: 마비노기 도서관 카페)
마비노기하면 역시 ‘의상’이죠. 다양한 의상은 기본에 염색까지 가능하니 자신만의 개성을 캐릭터에 담아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의상에 관심있는 유저들은 마비노기 속에서 다른 게임, 만화 등을 표현하는 ‘코스프레’까지 즐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버워치의 D.VA와 세일러문 코스프레가 인기입니다. 세일러문의 영원한 남자 ‘턱시도’와의 투샷으로 완벽한 캐미를 뽐내죠. 그리고 마비노기 고유의 염색 시스템을 통해 D.VA 의상을 비슷하게 연출했답니다. ‘나도 코스프레 좀 한다’, ‘내 캐릭터가 더 잘 꾸몄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인게임 코스프레 유저들과 가취관을 맺어보세요.
‘여캐’가 연주하는 고퀄 ‘군가’
– 배고픈 게이머를 위한 ‘쿡방’
▲ 디테일한 인게임 요리 콘텐츠 구현 (출처: 라이트모카 유튜브 영상 갈무리)
게임 내 요리 콘텐츠를 직접 자신의 손으로 요리하는 영상, 마비노기에서도 제작되고 있습니다. 인게임 이미지와 최대한 일치하도록 재료를 준비했고, 직접 요리하는 모습까지 영상에 담았죠. 마비노기 요리 유튜버의 매력에 빠진 구독자들은 꾸준히 방송을 시청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어렵고 복잡한 캐릭터 육성 방송이 아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요리 콘텐츠에 흥미를 느끼고 이를 즐긴답니다.
– ‘군가’에서 시작한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 그렇다면 여자 캐릭터들은 다 군필자…? (출처: 메리엔 유튜브 공식 채널)
마비노기의 예쁜 여자 캐릭터들이 모여서 연주하는 노래는 다름 아닌 ‘군가’입니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마비노기 연주 영상 중 하나인데요. 캐릭터는 앙증맞은 여자 캐릭터인데 반해, 연주하는 건 반전 매력의 군가라 유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악보를 만들고 악기를 다루는 데 능숙한 이들은 재치있는 곡을 선택해 다른 유저들에게 재미를 주죠. 영상을 본 마비노기 유저들은 의견이 분분했는데요. ‘저 캐릭터의 실제 유저는 군대를 나온 남성일 것이다’, ‘여성 유저가 군가를 배워 연주한 것이다’ 등 영상 속 유저들의 정체(?)에 대한 예상이 뜨거웠답니다. 유쾌한 영상도 유저들이 모일 수 있는 하나의 창구 역할을 하는 것 같네요.
– 던바튼 테마곡 들으러 오세요
▲ 추억 한 소절 듣고 가세요 (출처: Monia 유튜브 공식 채널)
마비노기의 빼 놓을 수 없는 감초 BGM은 예전 마비노기를 플레이했던 유저들의 추억을 자극합니다. 클레이모어로 양털을 깎다가 내구도가 소모되어 아까워 하던 추억, 탈틴가는 길에 흘러나오던 음악, G1 퀘스트 깨기 힘들어 레벨 높은 고스펙 유저와 함께 플레이 하던 추억 등 우리를 과거의 마비노기 던바튼 광장으로 소환하죠.
BGM 영상을 통해 모인 유저들은 댓글로 자신들의 과거 마비노기 추억을 회상하고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접할 때는 어린 학생이었으나 지금은 어느덧 어른이 되어 음악을 통해 과거를 떠올리네요. 추억에 잠기고 싶다면, 오늘 밤 자기 전에 마비노기 BGM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 다들 인생 게임 하나쯤은 있잖아요
복잡하고 딱딱한 모임은 싫어요
오늘은 마비노기에서 가취관을 맺고, 다른 이들과 연주 콘텐츠를 즐기는 20대 인터뷰이 ‘모탈협회회장’을 만나보았습니다. 독주를 선호하지만, 취향이 맞는 길드원들과 합주도 종종 즐긴다고 하네요. 그의 한 마디를 들어봅시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 “안녕하세요. ‘모탈협회회장’입니다. 마비노기를 평범하게 플레이하다가 ‘장단’의 연주회에 참석한 후 악기의 매력에 빠져버렸어요. 장단 UCC를 보면 관객석에서 춤추고 있는 사람이 종종 나오는데, 그게 아마 제 캐릭터일 겁니다.
Q. 주로 연주하는 악기가 있나요?
A: “네, 기타, 바이올린을 좋아해요. 기타와 바이올린은 타악기와는 다르게 독주가 가능하죠. 개인적으로 독주를 선호하는데요. 가끔 합주하고 싶을 때는 마음 맞는 길드원들과 함께 연주해요. 고퀄리티의 연주를 위해 틈틈이 스킬들도 승급해 주고 있답니다.”
▲ 연주를 위해서는 스킬을 연마해야 합니다
Q. 혼자 연주할 때보다 함께 연주했을 때의 장점이 있나요?
A: “서로 보유하고 있는 악기가 달라 음악이 풍성해져요. 그리고 길드원 모두 연주를 기본적으로 좋아해 마음이 잘 통하죠. 끝으로 강제성이 없다는 게 마음을 참 편안하게 합니다.”
Q. 공통된 취향으로 뭉쳐 게임을 유쾌하게 즐기는 것 같네요. 마지막 한 마디를 부탁합니다.
A: “혼자 노는 것도 좋지만,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에요. 말도 잘 통하는데 심지어 나와 취향도 같다는 게 참 좋고요. 항상 새로운 구성원을 기대하고 있고 앞으로도 취향이 바뀌기 전까지 꾸준히 연습할 예정입니다. 던바튼 광장 사람들 앞에서 장단처럼 공연을 개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감사합니다.”
20대 인터뷰이 모탈협회회장은 자신의 취향과 일치하는 사람들과 가벼운 연주를 즐기며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강압적으로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유롭게 연주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고 하네요. 또한, 이미 서로가 좋아하는 것을 파악하고 있어 쉽게 친해지고,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다고 합니다.
▲ 언젠간 멋진 연주를 들려주길 바랍니다
가취관은 게임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대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교류하는 모임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58%는 ‘취향에 맞는 모임이라면 자주 모이더라도 가급적 참석하는 편’이라고 응답했으며, ‘취향이 맞는 모임이 있는지 적극 찾아본다’는 응답자도 36.6%로 나타났죠. 자신이 우선인 밀레니얼 세대지만, 취향이 맞는 모임이 있다면 기꺼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 용의가 있다는 뜻입니다. 어쩌면 이들은 함께 모여 더 높은 시너지를 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마치 마비노기 유저들처럼 말이죠.
코너 속의 코너, ANOTHER SAY
‘ANOTHER SAY’는 같은 게임을 즐긴 분들의 이야기를 남긴 코너입니다. 하고 싶은 말, 추억, 고백, 친구 찾기 등 자유롭게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참고로 다음 주 대상 게임은 ‘버블파이터’입니다. 해당 게임에 얽힌 이야기가 있으면 댓글이나 메일로 남겨주세요. 선정을 통해 기사 본문에 소개토록 하겠습니다.
= 난 ‘의장’ 때문에 마비노기함. 염색의 그 짜릿함이란 해 보신 분들은 절대 멈출 수 없다는 거 잘 아실겁니다. 후후.
= 어릴 때 마비노기했었는데 진짜 내 인생 게임이라고 생각함. 그 때 같이 게임하던 길드원들 다 뭐하고 사실런지…
= 마비노기 10년차 연어입니다. 마비노기를 잠깐 쉬는 건 있어도 접을 수는 없는데 그 이유 중 가장 큰 건 같이 플레이하는 유저들인 것 같아요. 함께 사냥하고 수다 떨고 추억때문에 계속 접속하게 됩니다. 혹시라도 복귀하실 분들 계시면 어서오세요! 뉴비, 복귀 유저 모두 환영입니다!
= 던전 데이트 하실 분 있으신가요? 요새 수다만 떨고 던전 안 돈지 오래된 것 같습니다.
= 마비노기는 2D 캐릭터를 내 방식대로 꾸며서 3D로 볼 수 있는 듯한 장점?이 있음! 메이플 캐릭터가 꾸며놓으면 특히 귀엽고.
제보해 주세요!
국민트리의 ‘메카 밀.게.요’ 코너에서는 다양하고 독특한 콘텐츠의 게임, 활동, 인터뷰이를 찾고 있습니다.
– 남심&여심 모두 저격하는 ‘귀욤뽀짝 캐릭터’ 게임
– 조카, 삼촌 모두 할 수 있는 캐주얼함의 매력, ‘EASY 난이도’ 게임
– 게임을 하려면 이겨야지! 무쌍 찍을 수 있는 ‘공격형 여포’ 게임
– 웹드라마보다 재미있는 이야기, ‘하이퀄리티 스토리’ 게임
– 아직 살아 있니? 어린 시절 즐겼던 ‘추억의 고전’ 게임
이외에도 다양한 사례를 찾고 있으니, 댓글과 메일을 통해 제보 및 참여를 부탁합니다.
– e메일: nike4157@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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