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한글로] '글리피카'가 한컴타자에게 도전을 청하오

2000년대는 전국적으로 인터넷 망이 설치되고, 가정마다 컴퓨터가 보급되던 시기입니다. 자연스럽게 학교에서 기초적인 컴퓨터 교육을 시작한 시절이기도 하죠. 당시 컴퓨터에 익숙해지기 위한 수업 중 타자 연습이 있습니다. 키보드로 타자를 빠르고, 정확하게 입력할 수 있도록 숙달하는 과정이었죠. 이때 교육용 프로그램에는 더 재미있는 연습을 위해 미니 게임을 넣곤 했는데요, 이를 하드코어 로그라이크로 바꾼 게임이 있더군요. 게다가 최근 공식 한국어 패치를 지원해 화제입니다.

액션과 스릴이 넘치는 한컴타자

혹시 '한컴타자'라는 프로그램을 알고 있나요? 학교 컴퓨터나 완성형 컴퓨터를 구매하면, 보통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던 타자 연습 프로그램입니다. 재미있게 연습할 수 있도록, 연습에 천천히 하늘에서 내려오는 단어를 타이핑하는 미니 게임이 있었습니다. 고득점 달성을 위해 타자 실력을 갈고 닦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이번에 소개할 '글리피카: 타이핑 서바이벌'은 이를 더 스릴 넘치고 화끈하게 바꾼 게임입니다.

장르는 로그라이크로, 사방에서 몰려오는 적을 처치하면 됩니다. 물리치는 방법은 다가오는 적의 머리 위 단어에 있습니다. 이름을 빠르게 입력하면, 내가 가진 무기의 조건에 부합한 공격이 발동하죠. 예를 들어 'ㅏ, ㅓ, ㅜ'를 포함한 단어를 완성하면, 레이저를 발사하는 방식입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른 스릴을 맛볼 수 있어 한컴타자 시절 미니 게임과는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죠. 키보드가 질렸다면, 게임 컨트롤러 버전으로 바꿔서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글리피카는 24년 10월 9일 앞서 해보기로 출시 후 지금까지 매우 긍정적 평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단순하면서 하드코어 한 게임 방식이 외국에서도 잘 먹히고 있다는 뜻이죠. 한국어는 출시 당시엔 지원하지 않았으나, 지난 4월 1일부터 공식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한판에 10~20분 분량으로 준비해 짧고 굵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인데요, 개발사 측에서 밝히길 얼리 액세스가 끝날 때까지 무료 콘텐츠 업데이트를 이어간다고 합니다. 한컴타자로 연습하던 과거의 추억에 빠지거나, 부모님에게 들어본 타자 검정이 궁금하다면 이번 기회에 체험해 보세요.

유저: 답답해서 직접 한국어 패치 만든다!

공식 한국어 지원 소식은 국내 유저의 가슴을 뛰게 하는 말입니다. 교육 수준이 올라가고, Ai가 발달하면서 과거보다 언어 장벽이 낮아졌지만, 사람마다 느끼는 장벽이 있거든요. 공식 한국어 패치는 개발, 유통에서 직접 참여하는 만큼, 최소한의 퀄리티를 보장한다는 기대도 크죠. 2월 19일 출시한 '어바우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바우드는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시리즈'의 3번째 작품입니다. '폴아웃 시리즈'의 명작 '폴아웃: 뉴 베가스'를 제작한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의 작품인데, 개발 도중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가 인수했다고 하네요. 4월 7일 기준 스팀 유저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 최근 평가는 매우 긍정적을 유지 중입니다. 리빙 랜드라는 섬에서 발생한 전염병을 탐사하는 내용을 담았죠. 공개 전 텍스트양이 매우 많아 한국어 번역이 절실해 보였고, 당시 한국어, 일본어 자막을 제공하겠다는 공식의 입장이 있어 유저들은 이를 기다렸습니다.

출시일이 다가온 시점에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한국어 지원이 연기되었다는 공식 입장이죠. 현재 퀄리티론 품질 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해 출시 후 한 달 이내에 한국어 지원 업데이트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유저들은 기다리기로 했지만, 시간이 흘러 4월이 왔음에도 한국어 소식은 감감무소식이었습니다.

이에 기다리다 지친 유저가 발 벗고 나서 패치를 제작했습니다. 넥서스 모드를 통해 배포 중인 패치는 구글 Ai인 제미나이 2.5 Exp로 초벌 번역하고, 용어 통일을 위한 1차 검수를 진행한 버전이입니다. 텍스트의 99%를 번역했지만, 인물, 지명, 물품 등의 용어 통일이나 오타, 오역이 있을 수 있어 감안하고 사용해 달라고 합니다. 이 외에 제보를 받고 수정도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피드백을 남기고, 유저 한국어 패치 퀄리티를 높이는 것도 좋겠네요. 어바우드 한국어 패치를 기다리다 지친 유저는 지금 바로 유저 패치를 적용해 보세요.